내 쪽으로 당긴다는 말
어느 덧 동백이 스스로 목을 내려 놓을 때가
동백 앞에 앉으면
내가 목숨을 질질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
꽃송이를 손 위에 얹어
正直이라는 말을
내 쪽으로 끌어당긴다
현무암의 구멍을 돌의 상처라 생각했던 때가 있다.
상처의 눈들을 눈으로 마주하고 있으면
굳어버린 돌덩이 하나하나가 그 누군가의 심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,
파닥거리는 심장이 포개져 만들어내는 길이 나의 존재를 확인케 하며
그 길 끄트머리에 서 있는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내게로 끌어당기는
힘을 느낀다.
사람이 살지 않아 입구를 막아버린 올레
내 마음의 올레도 문을 닫은 적이 있었다.
'있었다' 가 '있을 것이다' 라는 여분을 남겨둔다.
태생이 전갈좌인 나는 독의 꼬리가 나를 향할 때
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것 또한
내 쪽으로 끌어당김임을 알기 때문이다.
발길 없는 올레가 빈 집에 이르러서야 넓어지듯...
'사랑한다는 말,
내 쪽으로 힘껏 끌어당기고 있는 말이 당겨진다는 것'
잎의 진동에서 나무는 절정을 맞을 것이다.
온몸의 진동 후에야 나무의 눈은 열릴 것이다.
저 하얀 동백의 눈 곁에 '사랑'이라는 말을 둔다.
길을 더 읽지 말아야지
더이상 혀를 내밀어선 안된다.
내 혀가 새기는 무늬만큼 길은, 세상은 더러워지고 끈적끈적해질 테니
이 길이든 저 길이든 나 지나간 그림자의 얼룩으로 누구를 안내할 것인가
내 안에서 자라던 싹,
손가락이나 발가락, 내 몸의 끝부분 모두는 푸른 청춘이 덮여져 있었다.
안개 속에서도 싹은 무럭무럭 자라 스무 살이 되었고, 서른 살이 되었고,
생의 부록이라는 불혹이 되었고,
위와 아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지천명이 되었고,고, 고, 고, 고, 고...
시작에서 끝이 없으니, 결국은 잠깐이기에 세월이라 하던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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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답고도 의미있어 보이는 사진작품들이랑..
맘에 다가오는 詩 한 편 있으면 저리 모슬포님 친필로 적어두신다는 詩가 적힌 메모장과
그 메모장 윗 부분에 적혀진 '2197'숫자가
모슬포님께로 몹시도 당겨지게 하시는군요
덕분에 정철훈님의 시와 모슬포님의 시단상을 함께 감상할 좋은 시간을 주시는군요
너무도 가까이로 당겨진 님의 곁에서 말이죠
하얀 동백의 눈 곁에 놓인 님의 '사랑'을 들여다 보며
그 옆에 '책임'이라는 한 마디의 말을 데려다 놓습니다
내가 내게로 끌어당긴 것들에 대한 '책임'..그들의 행복과
나로 인해 변질되지 않을 고귀한 빛들을 위하여 말이죠
이 섬의 깨끗함을 더하여 주시는 모슬포님의 안내를 받으며 걷고 싶습니다
님 지나간 자리마다 더욱 살아지는 길들..
시상의 색감으로 물들여질 그 길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
이제는 막혀진 올렛길 ,그 길 끝에
메마른 잡초가지에 걸려 빛을 잃기 시작하는 헤어진 휴지조각마저도
아름다운님 따르는 깃발이려니..